[스크랩] 신혼생활의 파탄

                              

영수 씨는 땅을 치면서 후회하고 있었다. 사람을 잘못 보고 성급한 결정을 내려 결혼을 한 것이 너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이었다. 어느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영수 씨는 얼짱 몸짱이어서 여자들에게 인가가 많았다. 집안 환경도 괜찮았고, 성격도 좋아 여자들이 따르게 되어 있었다. 그래서 총각 시절에는 아주 잘 나갔다. 몹시 행복하다고 느꼈다.

 

 

불행은 한 순간에 시작되었다. 35세가 되어 노총각이라는 말이 나오고 부모님들이 조급함은 느끼게 되자, 영수 씨는 반강제적으로 몇 번의 선을 보게 되었다. 세번째 본 선에서 만난 여자가 대단히 적극적으로 공세를 취해왔다. 그 집 부모님들도 딸을 시집보내려고 아주 열성이었다. 중매를 서는 사람 역시 중매비를 받으려고 그랬는지 양쪽을 오가면서 열심히 조정을 해서 두 사람은 결혼을 했다.

 

 

중요한 것은 성격이었다. 아무리 외모나 환경, 학력 등이 괜찮아도 부부가 성격이 맞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다. 사사 건건 트러블이 생겼다. 서로가 개성이 강하고, 자존심이 강하면 부딛히게 된다. 서로가 조금도 양보를 하지 않고 자기 기준에 맞춰 상대방을 비판하게 되면 서로는 아주 나쁜 사람, 교양 없는 사람, 사람 같지 않은 사람으로 추락하게 된다. 밖에 나가서는 두 사람 다 괜찮은 사람으로서 대우를 받고 인기도 좋은 데 말이다.

 

 

영수 씨는 집안에서 느끼는 답답한 감정, 질식할 것 같은 분위기에서 벗어나려고 술을 많이 마셨으나 술로는 해결이 되지 않았다. 자존심 때문에 남자 친구나 동료들에게는 이런 집안의 갈등을 상의하거나 말을 꺼낼 수도 없었다. 이럴 때 편한 방법은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이다. 예전에 알 던 여자 친구를 만났다. 아직 결혼하지 않고 있는 여자 친구를 만나 함께 대화를 했다. 결혼생활의 애환을 털어놓았다. 그러다가 가까워졌다. 함께 정을 나눴다.

 

 

영수 씨는 결혼한 지 1년 만에 이혼할 상황이 되었다. 부인과 이혼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하기 시작했다. 부인도 이혼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이혼하는 방법이 문제였다. 여자는 위자료를 요구했다. 3억원은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3억원의 돈은 없었다. 부모님에게 얻어서 주어야 하는데 그런 말을 꺼낼 용기도 없었다. 결혼식을 치루기 위해 돈도 많이 썼는데 이혼한다고 3억원을 달라고 할 수는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부인은 친정 식구들과 상의해서 영수 씨의 뒤를 밟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모텔에서 뜨거운 정사를 치루고 있던 중 부인과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현장에서 검거되었다. 두사람은 간통사실을 시인하는 자술서를 써서 부인에게 주었다. 부인은 이러한 자술서를 받아 가지고 친정집으로 갔다.

 

 

여자 집에서는 영수 씨를 간통죄로 고소한다고 통보해왔다. 합의금으로 5억원을 요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간통고소를 한다는 것이었다. 영수 씨 집에서는 난리가 났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도망갈 수는 없는 입장이었다. 간통죄는 공소시효가 3년이다. 간통한 날로부터 3년간 도피해 있으면 형사처벌되지 않는다. 외국으로 도피하면 간통죄의 공소시효가 진행하지 않아 의미가 없다. 아무리 오래 외국에 나가 있다 돌아와도 처벌된다.

 

 

도망가면 3년은 붙잡히지 않고 버틸 수 있겠지만 이름 있는 대기업에서 잘리게 된다. 직장이 아까웠다. 그렇다고 5억원을 줄 수는 없었다. 돈이 너무 아까웠다. 물론 부모님들이 내야 할 입장이었지만, 그 돈이 그 돈 아닌가?

 

 

그러면 징역을 살 것인가? 요새 간통죄에 대한 처벌이 많이 완화되었지만, 고소인이 강력한 처벌을 원하면 구속되기도 한다. 실형도 징역 6월 내지 1년 정도 선고되는 사례도 있다. 그리고 영수 씨의 입장에서는 자기는 그렇다 치고 함께 잠을 자준 여자 친구까지 함께 징역을 가야 하니 인간적으로 그럴 수 없었다. 이래서 간통죄는 복잡한 인간관계를 수반하게 되는 것이다.

 

 

시간을 끌면서 협상을 해야 하지만, 상대방도 변호사를 선임해서 충분히 상의해서 조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무작정 시간을 주지도 않는다. 목을 조여오는 시간이다. 영수 씨는 법을 잘 몰랐다. 그리고 간통이란 이렇게 골치아픈 것인 줄도 몰랐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면서 영수 씨는 한 사람을 잘못 만난 죄가 얼마나 무서운지 새삼 느꼈다.   

 

가져온 곳: [가을사랑]  글쓴이: 가을사랑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