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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세계/마음의창

[스크랩] 슬픈 날의 편지

충청복지신문 2006. 1. 21. 22:38



**** 슬픈날의 편지*****



모랫벌에 박혀 있는 하얀 조가비처럼

내 마음속에 박혀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떤 슬픔 하나



하도 오래되어 정든 슬픔 하나는

눈물로도 달랠 길 없고

그대의 따뜻한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내가 다른 이의 슬픔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 없듯이

그들도 나의 슬픔 속으로

깊이 들어올 수 없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지금은 그저

혼자만의 슬픔 속에 머무는 것이

참된 위로이며 기도입니다.



슬픔은 오직

슬픔을 통해서만 치유된다는 믿음을

언제부터 지니게 되었는지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사랑하는 이여

항상 답답하시겠지만

오늘도 멀찍이서 지켜보며 좀더 기다려주십시오



이유 없이 거리를 두고

그대를 비켜가는 듯한 나를

끝까지 용서해 달라는

이 터무니없음을 용서하십시오



*****詩/이해인****



 
출처 : 블로그 > 표현하는 여자는 아름답다 | 글쓴이 : 나오미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