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말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섹스하는지 궁금하다’며 관음증은 인간의 본능이라는 것에 동의한 사람은 코스모 독자의 75%에 달했다. 침을 꼴깍 넘기며 이 글을 읽어 내려가는 당신도 그중 하나겠지?
뜨거운 헛간의 정체 친구들과 지방으로 자전거 여행을 갔을 때였어요. 조용한 시골 마을로 접어들었는데 해는 지고 몸은 지치고 해서, 물이라도 한 잔 얻어 먹을까 싶어 민가에 들렀죠. 담장 밖에서 “계세요?” 하고 불러도 아무 대답이 없기에 인기척이 나는 헛간 문을 열어보았죠. 그런데 언뜻 봐도 70대는 넘어 보이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헛간에서 진한 정사를 벌이고 계시는 거예요. 헛간 문이 열린 것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깊이 집중해서 서로를 탐닉하고 계시는 모습에 저희는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 놀라서 줄행랑쳤죠. -김OO(26세, 대학생)
나는 네가 내 자취방에서 한 일을 알고 있다 친구와 친구의 남자친구, 저 이렇게 세 명이 함께 제 자취방에서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죠. 한밤중에 친구의 신음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깼는데 옆으로 돌아누워 자고 있는 제 등 뒤에서 거의 하드코어적 포르노 영화를 찍고 있더군요. 경험도 없고 어렸을 때라서 친구와 그 남자친구가 그런 사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생각해보지 못하고 있던 터였어요. 저는 그때 목이 마른 것도 참으면서 계속 자는 척하고 있었죠. 그 후로 그 친구와는 왠지 거리를 두게 되었어요.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하면 제가 깨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둘의 흥분제로 이용되었다는 생각에 충격이 더 컸죠. -신OO(28세, 회사원)
은밀한 숲 속 공원의 비밀 남자친구가 사는 동네에 놀러 갔는데 그가 ‘재미있는 걸 보여주겠다’며 동네 공원으로 저를 데려가더군요. 중간에 가로등 하나 없는 외딴 구역이 있어서 이 계절이면 모텔비 없는 커플들이 야외 섹스를 한다는 거예요. 안으로 들어가 보니 정말 한 커플도 아니고 여러 커플들의 인기척이 들리더군요. 대부분은 수풀이나 나무 뒤에 숨어 있었지만 보란 듯이 벤치에 앉아 진한 애무를 나누는 커플도 눈에 보였어요. 정말 태어나서 그런 장관은 처음이었죠. 남자친구는 ‘우리도 조인할까?’라는 의미의 눈짓을 보냈지만 왠지 야외에서 단체로 교합하는 게 짐승 같은 생각이 들어 그 자리에서 사랑을 나누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그날 그의 집에서 나눈 섹스는 왠지 평소보다 더 짜릿했죠. -김OO(27세, 회사원)
오빠, 혼자서 뭐 해? 제가 초등학생, 오빠가 중학생이었던 때 별생각 없이 오빠 방문을 열었다가 혼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뭔가를(!) 하고 있는 오빠와 마주쳤던 때가 있었죠. 아무것도 몰랐던 때인데도 어렴풋이 그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었던 것이 정말 신기해요. 지금처럼 컴퓨터 야동 등의 자료(?)를 쉽게 구할 수 없던 때라 오빠가 사용하던 자료 사진이 브라 광고였다는 게 측은하다면 측은하달까요. 좀 더 시간이 흘러 제가 중학생일 때 대학생이 된 오빠는 종종 집에 여자친구를 데려오곤 했어요. 처음에는 오빠 방에서 나는 낯선 소리에 놀라고 당황해서 부모님께 말해야 되나 햄릿처럼 고민했지만 나중에는 오빠 방에 컵을 거꾸고 대고 소리를 엿듣기도 하고, 노크 없이 문을 벌컥 열어 놀래주기도 하고, 화장실에서 다 쓴 콘돔을 발견하고 용돈을 주지 않으면 증거 자료를 부모님께 넘기겠다고 협박하기도 했어요. -유OO(28세, 프리랜서)
부모님 방에 도어록 달아드려야겠어요 일요일 아침에 생각없이 안방문을 벌컥 열었던 것이 화근이었어요. 쉰을 훌쩍 넘긴 부모님이 아직 현역이라고는 생각도 못했거든요. 두 분은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고 있었어요. 알 건 다 아는 나이인데도 굉장히 충격적이었죠. 나중에 알게 된 건데, 부모님의 섹스를 엿보는 것은 자녀에게 있어 심리적으로 가장 충격적인 일이라더군요. 자신의 생명의 근원을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나요? 여러모로 한참 동안 머릿속이 복잡했답니다. -이OO(27세, 조교)
블라인드 사이로 하악하악 제가 사는 오피스텔은 옆 오피스텔과 굉장히 가까이 붙어 있어요. 그러다 보니 건너편 오피스텔에서 창문을 열어놓으면 대낮이라도 안이 훤히 보이죠. 오후에 집에 혼자 있다가 건너편을 본 순간 저는 깜짝 놀랐어요. 두 남녀의 정사 장면이 반쯤 열린 블라인드 사이로 막 보이는 게 아니겠어요. 귀를 기울이니 신음 소리까지 들릴 것만 같았죠. 그 후로 저도 모르게 그 집을 관찰하는 버릇이 생겼어요. 그런데 그 둘은 블라인드가 반쯤 열려 있다는 걸 정말 몰랐던 걸까요? -이OO(29세, 프리랜서)
이모, 왜 하필 거실을 택했어? 하루는 토플 시험을 보기 위해 지방에 있는 이모 집에서 하루 자게 되었어요. 물론 이모도 흔쾌히 허락했죠. 그런데 미혼인 이모의 집에 남자의 흔적이 정말 많은 거예요. 라이터며 남성 잡지, 남성 화장품까지. 그런데 이모는 아무리 물어봐도 남자친구가 없다고 하는 거예요. 전 다음 날 시험에 대비해서 일찍 잠을 청했어요. 그러다 새벽에 목이 말라 잠이 깼죠. 부엌에 가려고 방문을 여는 순간, 제 눈에는 이모와 한 남자의 형상이 들어왔죠.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무슨 상황인지 한눈에 알 수 있었어요. 결국 물도 못 마시고 조용히 방문을 닫았는데, 너무 당황해서 가슴이 마구 뛰고 얼굴이 화끈거렸어요. 이모에게는 아무 이야기도 하지 못했지만 그때 기억이 아직도 생생히 남아 있죠. -이OO(26세, 회사원)
그날 밤 도미토리의 거친 숨소리 유럽 여행 마지막 날, 저와 제 남자친구는 배낭여행객을 위한 도미토리에서 묵게 되었죠. 2층 침대가 두 개 있는 방이었어요. 저희와 같은 방을 쓰는 사람들은 이탈리아에서 온 커플이었죠. 런던 거리를 발이 퉁퉁 붓도록 걸어다닌 저희는 숙소에 오자마자 잠을 청했어요. 그런데 옆 침대가 빈 거예요. 둘 다는 아니고, 밑의 침대만 비어 있었죠. 그래도 설마 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거친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요. 이탈리아어라 알아들을 순 없었지만, 분명히 “좋아, 그래 거기, 미치겠어” 이런 말이었을 거예요. 방이 좁았고 상황이 워낙 민망했기에 헛기침을 몇 번 했어요. 기분요? 처음에는 당황스럽고 화가 났는데, 나중에는 불을 켜서 보고 싶을 만큼 궁금하기도 하고, 흥분도 되던데요. 사실 그 순간 남자친구와 하고 싶었어요. -배OO(29세, 회사원)
스테이지 섹스는 너무하잖아 나이트 클럽에 한창 빠져 있을 때였어요. 명품을 걸고 댄스 대결이 펼쳐졌죠. 대단치도 않아 보이는 여자들이 쭉 나갔더군요. 그중에서 점점 추려져 결국 2명이 남았죠. 둘 중에 처음부터 예사롭지 않아 보였던 한 여자가 있었는데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엄청 취해 비틀거리더라고요. 결국 결선에 올라간 그녀는 한 남자를 불러내 춤을 추더군요. 반쯤 정신 나간 것처럼 춤을 추던 두 사람은 미처 누가 말릴 새도 없이 스테이지 위에서 옷을 죄다 벗고 서로를 탐하기 시작했어요. 저를 비롯한 여자들은 다들 경악하며 소리를 질렀고 남자들은 휘파람을 불어대더군요. 결국 웨이터가 자신의 겉옷을 벗어 그 둘을 덮어주었죠. 공공장소라고 할 수 있는 곳에서 이성을 잃어버렸던 그 모습은 역겨웠어요. -고OO(31세, 회사원)
그냥 DVD만 보면 안되겠니? 대학생 때의 일이에요. 책도 보고 돈도 벌 수 있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던 저는 학교 근처의 DVD 방에서 일하게 되었어요. 생각보다 귀찮은 일이 많았지만 방학 동안만이라고 생각하고 견디기로 했었죠. 어느 날 오후였어요. 분위기가 묘한 커플이 들어왔죠. 한참 동안 영화를 고르던 두 남녀를 안내해주고 돌아온 지 15분쯤 지났을까? 그쪽 룸에서 자꾸 문을 발로 차는 소리가 나는 거예요. 처음엔 간격이 길더니, 점차 그 간격이 빨라져 전 무슨 일이 났나 걱정이 돼서 안 가볼 수 없었죠. 아무 생각 없이 노크만 하고 “실례합니다”라며 문을 확 열었어요. 그런데 제 눈앞에 펼쳐진 건, 오 마이 갓! 그 두 남녀는 제가 문을 여는 것도 모른 채 환락의 세계에 빠져 있더군요. 문을 차던 그 규칙적인 소리는 두 사람의 과격한 움직임으로 인해 나던 소리였고요. 깜짝 놀란 저는 문을 닫고 나왔는데, 끝까지 영화를 다 보고 나온 그들 때문에 제가 더 당황했던 기억이 있어요. -이OO(30세, 마케터)
보지 않았다면 좋았을 두 사람의 섹스 1년 전 일이에요. 예전에 사귀던 남자친구와는 여전히 좋은 친구 사이로 지내고 있었기에 그가 한 레지던스 호텔 룸을 빌려 연 생일 파티에 저도 놀러 가게 되었죠. 룸과 주방과 거실이 따로 있는 그런 구조였어요. 그 자리엔 그의 새 여친도 왔기에 제 친구들은 정말 괜찮겠냐고 물었지만 저는 제가 쿨한 여자라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솔직히 있어서 참석했어요. 그런데 다들 술이 거나하게 취해서 몇 명은 쓰러져 자고, 또 몇 명은 집에 가려던 참에 그에게 인사를 하려고 침실 문을 열었죠. 아! 그 문을 열지 말았어야 하는 건데! 그와 그의 새 여친은 이미 한 몸이 되어 있었죠. 저는 그날 밤 쿨한 여자는커녕 질투의 화신이 되어버린 스스로를 발견해야 했답니다. -김OO(28세,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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