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복지신문
[스크랩] 불가능한 사랑에 대한 도전 본문
어떤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했다. 아주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된 사랑은 시작부터 슬펐다.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사랑이 현실의 벽을 뛰어넘는 일은 매우 힘들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보통 사람들이 극복하기 어려운 장벽이다. 두터운 암벽이다. 얼음 바위로 뒤덮여 있는 빙벽이다.
사랑은 꼭 이루어져야 하는가? 이루어진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사랑하는 남자와 여자는 반드시 결혼하고, 아무런 제약 없이 만나고 애정을 나눌 수 있어야 하는가? 그건 아니다. 사랑해도 결혼하지 않고, 사랑하지만 스파이 같은 비밀 속에서 만나야 하는 사이도 있다. 이루어지는 것은 반드시 시간과 공간의 문제가 아니다. 보지 못해도, 듣지 못해도, 통하지 못해도 이루어질 수 있는 게 사랑이다.
사랑을 하면 마음이 상대방에게 가 있게 된다. 그 마음이 온 종일 상대방의 몸과 마음 속에 가 있으니 어쩌면 좋을까? 사람은 영과 혼, 몸으로 구성되어 있다. 신체에 대한 현실적인 운전자, 조종사는 마음이다. 마음이 몸을 지배하고 주인 노릇을 하고 있다. 이런 몸의 주인이 자신의 몸에 있지 않고 태반을 다른 사람의 몸과 마음에 가 있으니 얼마나 심각한 문제겠는가?
마음이 자신의 몸을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마음이 전혀 다른 사람의 마음, 그것도 보이지 않는 마음을 다루겠다고 자신의 몸을 떠나 출장을 가서 관리가 되겠는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은 바보가 된다. 어리석게 보인다. 적어도 냉정하고 이해타산이 심한 현실에서 바라보면 그렇다.
바보가 되면서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위에서 분석한 것과 같다. 사랑 때문에, 사랑에 빠져 자신의 마음이 상대방에게 가 있기 때문에 행동이나 생각 모두 불합리하게 나타난다. 자신의 몸과 환경만을 위해 전력 질주를 해야 하는 사람이 절반 이상을 남을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있으니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더군다나 상대방이 유부남이거나 유부녀일 때 어떻겠는가? 유부녀를 사랑하는 남자는 아주 미칠 것 같았다. 도덕적으로는 절대 사랑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남의 가정을 파괴시키고 사람들로부터 불륜이라고 손가락질을 받는 부도덕한 일이고, 법적으로는 배우자의 부정행위에 공동가공하는 일이고, 더 나아가 간통이라는 현행법상 금지되어 있는 행위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간통이나 부정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서로 통해 교감하고 대화하고 이메일을 주고 받고, 경우에 따라 만나서 차를 마시는 것은 어떨까? 삭막한 세상을 살면서 서로가 따뜻하게 인간적인 대화와 정을 나누는 것은 안 되는 것일까? 물론 보통 사람들의 사랑은 소유와 sex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남편, 부인을 다른 사람과 조금이라도 공유하는 현상에는 목숨을 걸고 저항하게 된다.
일단 결혼했으면, 자신의 울타리 안에서 벗어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자신이 파 놓은 우물 안으로 들어와 그 작은 세계의 개구리가 되도록 강요한다. 그것을 넘어서 다른 세상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배신감을 느끼고 자신의 소유권이 흔들리는 것으로 오해하고 절망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러나 사람은 사람이다. 신이 아니고 기계가 아니다. 절대 그렇지 않다. 어느 날 갑자기 아주 우연하게 다가 온 사랑. 시간이 가면서 마음이 끌리고 정이 드는 그런 사랑을 결혼했다는 이유만으로 냉정하게 걷어찰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수천년의 인류 역사는 이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수 많은 비극이 일어났고, 수 없는 연인들의 가슴에 비수를 꽃았으며, 사랑의 눈물로 강물이 넘쳐나게 했다.
사랑이 싹터 가슴 속에 박혀 표창처럼 빠져나가지도 않는다. 자신의 가슴 속에 박힌 이 괴물은 더군다나 살아서 움직이고 자라난다. 전혀 본인의 힘으로는 요리할 수 없는 사랑의 괴물은 밤이고 낮이고 꿈틀거리며 마음을 억누르고 지배한다. 누가 대신 물리쳐 줄 수도 없는 사랑의 공룡! 그 앞에서 우리는 고통 받고 신음하고 가슴 아파한다. 사랑의 아픔과 슬픔은 여기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옆에 있는 사람을 의식해야 하는 일! 아무 때고 전화도 못하고, 이메일도 언제나 주고 받을 수 있는 형편도 못 된다. 모든 게 조심스럽고 모든 게 불안하고 답답하다. 그게 사랑이며 질곡이다. 천국이며 지옥이다. 빛과 그림자다.
그러면 벗어날 수 있는가? 어림도 없다. 그런 고통을 받으면서 사랑은 더욱 깊어만 간다. 고난을 받으면 더욱 강해지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강한 시련 속에서 진주는 더욱 아름답게 빛나게 된다.
누구를 탓할 수 있을까? 타고난 감성 때문에 남들보다 더 쉽게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더 깊게 정이 드는 것인데. 어쩔 수 있으랴. 다만, 남에게 상처를 주지 말라. 사랑을 해도 선을 그으려고 노력하라. 남의 가정을 파괴시키지 말라. 그냥 사랑하라. 우정 같은 사랑을 키워라. 아주 공자 같은 말이지만 포기하지 말고 노력하라. 죽을 때까지 비밀을 지키면서 마음 속으로 사랑하라. 그런 사랑 속에서 우주, 사람, 사랑의 본질을 조금이라도 깨닫게 될 것을 믿어라.
진흙으로 뒤덮인 고요한 연못 위에 피어난 한 송이 연꽃을 바라보라. 그 은은함과 그윽함! 오랜 참음과 많은 시간의 결정체다. 연꽃에서 사랑의 철학을 배워보자.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은 서로의 이해와 노력 속에 아주 완벽하게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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