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눕는 게 편한 Old,
올라타는 게 즐거운
New
‘여자 아래, 남자 위’가
정석. 올드 마인드의 전형적인 특징은 수동성이다. 후배위는 동물 같아서 싫고, 여성 상위는 민망해서 못하겠고, 이래저래 정상위가 가장 편하다고
여기는 그녀들. 섹스에서도 우아함을 포기하지 못한다. 뉴 마인드로 바라볼 때, 정상위 하나로 버틴다는 건 평생 동안 밥에 김치만 먹고 사는 거나
마찬가지다. 수십 가지도 넘는 다양한 체위 중에서도 특히 애착을 가지는 건 여성 상위. ‘정복당하는’ 남자, ‘정복하는’ 여자, 피차 성적
판타지를 맘껏 채울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
▶ 자위라는 말에 죄책감부터 느끼는 Old, 즐거움을 연상하는 New
그간 여자들에게 자위란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단어였다. 사춘기 남학생들의 지저분한 성장 의식쯤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 하지만 요즘, 20대 여성들의 과반수 이상이
주기적으로 자위를 즐기고 있다. 오르가슴 확률 100%에, 성병과 임신의 위험도 없는데 안 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도구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전엔 손가락이나 특정 종류의 야채 등 ‘자연산(?)’이면 충분했지만, 요즘엔 기계가 더 각광받는다. 다양한 디자인과 질감의 바이브레이터,
그리고 딜도들이 인터넷을 통해 그녀들의 품(?) 속으로 날아드는 중.
▶ ‘양’에 집착하는
Old, ‘양’에 초연한 New
클수록, 오래할수록 좋다는
‘양’의 신화. 이제 폐기 처분 직전이다. 알 만큼 알고 노련해질 만큼 노련해진 요즘 여자들,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몸으로 체득했다.
페니스의 크기나 길이는 쾌감과 상관없다는 것, 그보다는 강직도가 더 중요하다는 것, 섹스 시간이 길다고 오르가슴이 오지는 않는다는 것, 이미 다
안다. 사정까지 오래 걸리는 남자를 ‘지겨운 롱텀’이라며 비웃기조차 한다.
▶ 있는 색기도 억누르는
Old, 없는 색기도 연출하는 New
‘색기 넘친다’는 말, 품행방정한 몸가짐을 강조해온 한국 사회에서 긍정적인 뉘앙스는 아니다. 하지만 섹시함이 신앙이 된
시대, 가치관도 변하고 있다. 영리한 21세기 여성들, ‘색기’를 비즈니스의 무기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선천적인 색기가 없다면, 패션이나
메이크업으로라도 보강한다. 세상의 반은 남자, 그들을 공략하고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어정쩡한 여성성으로는 어림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색기 있어 보인다는 말이 욕처럼 들리는가? 그렇다면 당신의 사고방식은 아직도 조선시대에 머물러 있다는 증거.
▶ 섹스가 사랑의 확인인
Old,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인 New
사랑을 확인하는 마지막 수단,
그것이야말로 섹스에 대한 올드 마인드적 시각이다. ‘신성한 행위’라든가 ‘사랑의 승화’ 등 지극히 낭만적인, 그리고 소녀적인 관점에서 섹스를
바라보던 것. 그에 비해 요즘은 두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이 섹스의 핵심이다. 열길 물 속보다 알기 힘들다는 사람 속, 하지만 한 번의 섹스면 바로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 속궁합이 맞아야 겉궁합도 맞는다는 이론을 주장하는 여성들, 점점 늘고 있다.
▶ 100%의 남자라야
가능한 Old, 아니라도 상관없는 New
혼전순결의 신화는 보수적인 이
땅에서도 사라진 지 오래. 하지만 적당한 시기 전까지, 몸은 어디까지나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지배한다면 올드 마인드. 보통 적당한 시기란,
몇 번의 사랑과 이별을 거쳐 100%의 그 남자를 찾아내는 순간을 의미한다. 한편,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면, 그리고 그와 내가 원한다면 할 수
있다는 입장이 뉴 마인드. 그가 과연 100%의 남자인지는 확신할 수 없어도 말이다.
▶ 한 남자로 충분한
Old,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New
인생에 섹스 상대는 한 명으로 충분하다고 여긴다면, 적어도 그래야 한다는 당위에 사로잡혀 있다면 올드 마인드. 한편,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라면 뉴 마인드. 연애 상대가 곧 섹스 상대인 현실 속에서, 첫사랑과 결혼하지 않는 한
택도 없는 일이라고 여긴다. 섹스를 나눈 남자의 숫자는 보통 연애 횟수와 동일하거나, 조금 넘는 편. 상대가 바뀔 때마다 섹스의 즐거움도 조금씩
업그레이드되어 간다.
▶ 섹스가 특별 이벤트인 Old, 일상의 한 부분인 New
첫 여행지, 남자친구가 군대 가기 전날, 무슨 신성한 의식이라도 행하듯 날 잡아 치르던 섹스. 그야말로 특별한 날을
위한 스페셜 이벤트나 다름없었다. 요즘, 섹스는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다. 매일 밥 먹고, 세수하고, 잠자는 것과 뭐가 다른가. 성욕은
식욕을 앞선다는 논리에 동의하는 세대가 탄생했다.
▶ 침대 안을 고집하는 Old, 침대 밖이 더 즐거운
New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불꺼진
방의 침대 위가 아니면 불안해서 도무지 집중할 수 없다는 여자들이 다수였다.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공간에서의, 절대적으로 안락한 섹스라야 쾌감도
가능하다는 편식 성향이 강했다. 이토록 까탈스러웠던 여자들의 취향이, 점점 때와 장소를 까다롭게 가리지 않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오히려 침대
밖의 섹스가 삶의 활력소다. 흥분, 격정, 들킬지도 모른다는 스릴이 쾌감을 천배만배 증폭시켜준다는 것. 샤워한 후 옷 벗고 이불 안으로 들어가는
판에 박힌 섹스, 이제 권태로울 때도 되었나 보다.
▶ 남자에게 오르가슴을 맡기는 Old, 스스로 오르가슴을 찾아가는
New
가만히 누워 남자가 리드하는
대로, 원하는 대로 따라가는 올드 마인드. 수동적인 그녀들에게 오르가슴은 옵션이다. 느끼면 좋고, 아니면 할 수 없고. 오백원짜리 복권에
당첨되는 빈도수와 별다를 것 없는 확률. 하지만 요즘 20대 여성들에게, 오르가슴은 섹스의 멋진 마무리를 위한 필수 항목이 되어가고 있다.
파트너의 테크닉이 못 받쳐주면, 알아서 요구한다. 체위를 바꿔봐라, 어느 부위를 터치해달라. 스스로 구하는 자가 오르가슴을 쟁취한다는
신념.
▶ 색다른 요구에 마지못해 응하는 Old, 호기심에 응하는
New
섹스 횟수와 남자들의 요상한
요구가 비례한다는 것,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다. 오럴 섹스로 소소하게 출발하더니 정액을 삼켜달라 하고, 종국에는 끈질긴 애널 섹스
요구로 치닫는다는 게 수많은 여성들의 고백. 남자들의 행동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지만, 그에 대한 여자들의 태도는 확실히 관대해졌다. 오럴
섹스만 요구해도 변태 취급을 하던 게 예전의 패턴이라면, 지금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웬만하면 들어주는 편. 애널 섹스를 경험한 여성들이 적지
않고, 소수지만 즐기는 여자들도 있다. 왜 응하나? 궁금하니까, 해보면 좋을지도 모르니까. 모험 정신은 즐거운 섹스 라이프의 필수 요소가
되었다.
▶ 상대에게 쉬워 보일까 봐 안 하는 Old, 상대가 별로라서 안 하는 New
섹스 경험이 없을수록, 횟수가 적을수록 ‘정숙’하다고 생각하는 보수적인 성관념의 소유자들. 섹스를 거부하는 그녀들의
진실, 그 중심엔 ‘이미지 관리’에 대한 강박 관념이 도사리고 있다. 섹스 자체가 싫다기보다는, 쉬워 보이는 게 싫다는 심리.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한다는 편이 정확하다. 한편, 섹스와 연애가 100% 일치해야 한다고는 여기지 않는 뉴 마인드의 소유자들. 섹스를 거부하는 이유는 그가
섹스 파트너로는 영 내키지 않아서다. 처진 히프, 앙상한 새가슴 등 육체적인 하자가 결격 사유인 경우도 많다.
▶ 콘돔이란 말도
쑥스러운 Old, 먼저 콘돔을 준비하는 New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절정으로 달려가는 파트너. 위험하기 짝이 없는 그 순간, 눈치를 보다가 힘들게 말을 꺼낸다.
“그거, 끼워야지”. 그나마 준비되어 있으면 다행이지만, 준비성이 떨어지는 남자일 경우 상황은 꼬여든다. 하다 멈추든, 체외 사정으로 해결하든
찜찜하기는 마찬가지. 이것이 피임에 관한 여성의 올드 마인드. 한편, 전전긍긍하느니 자신이 먼저 콘돔을 준비하는 게 뉴 마인드 여성들의 자세.
남자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위험을 감수할 생각은 없다. 우선 자기 몸부터 챙기고 보는 진정한 실리파.
▶ 뜸들인 끝에 ‘허락’하는
Old, 속전속결로 ‘합의’하는 New
첫 만남에서 섹스에 이르기까지
소요되는 시간. 미룰 수 있을 때까지는 미루는 게 안전하다는 것이 이 땅의 여자들이 오랜 시간 신봉해온 믿음이었다. 쉬워 보일까 봐, 남자의
변심이 무서워서, 혹은 스스로의 두려움 때문에…. 이유는 다양하지만 핵심은 하나다. 남자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해 살아야 했던 시절의 잔재라는 것.
경제적으로 독립한 여성들이 많아짐에 따라, 이 지리한 의무방어전의 기간도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빠르면 며칠에서, 길어봤자 서너 달이면
충분하다. 서로 원하면 하는 것이지 뭐가 무서워서 차일피일 시간을 끌 것인가. 이제 인터넷의 진화 속도를 방불케 하는 속도전이
시작되었다.
▶ 포르노는 보기만 해도 역겨운 Old, 교재로 활용하는
New
포르노는 남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시절, 어쩌다 구경할 기회를 얻은 여자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너무 더러워.” 성인이 된 후에도 이런 사춘기 소녀적인 감성을 유지하는 여성들,
지금은 놀림감 되기 십상이다. 어차피 할 거, 제대로 한다는 프로 정신이 뉴 마인드의 핵심. 선생님이나 선배에게 배울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포르노만큼 유용한 교재도 없다. 예전엔 미처 몰랐던 체위와 테크닉, 잘 봐뒀다가 실전에
활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