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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생활/산에서

계곡

충청복지신문 2005. 7. 11. 00:25


 

 
이별이란 말은

                                

                                           -정명순-


이별이니 헤어짐이니
하는 말은 말기로 해요
코끝이 아려오고
눈이 젖어오면
밤새 싸락눈을 뿌린
시린 바람 탓이라고
핑계를 대고 싶지 않아요

 

다시 만나자는 약속도
굳이 하지 말기로 해요
긴긴 삼백예순날 하루같이
밤을 새운 까닭이
하늘의 별 탓이라고
계절을 몰고 오는 밤바람 탓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아요

 

해가 가고 달이 오듯
오늘은 다시 오늘로 이어져
그렇게 흐르다 보면
우연인 듯 운명인 듯 어쩌면
스칠지도 어쩌면 까마득한 밤처럼
잊혀질지도 모를 일이지요

 

그냥, 스치는 바람처럼
손을 흔들기로 해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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