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녀린 손목을 보면 침이 꼴깍
하얀 피부에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여자의 손. 목각 인형처럼 길다란 손가락도 시선을 붙잡지만
가녀린 손목을 보면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키곤 한다. 손목을 살짝 덮는 니트 사이로 이따금 모습을 드러내는 그 연약함. 그런 여자를 만나면
난 손을 맞잡기보다는 손목을 잡고 거닌다. 마치 한 마리 새처럼 가녀린 그녀가 내 품에 꼭 안겨 있는 것 같은 기분. 내가 보살펴주어야 하고,
또 내게 많이 의지하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 또 가는 손목의 여자들은 센스가 있고, 감성적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여성스럽다고 해야 할까?
게다가 짧은 경험이지만 그녀들은 몸매 또한 실망스럽지 않다. 침대에서 확인한 그녀들의 모습은 군살이 하나도 없는 완벽함, 그 자체였다. 그래서
요즘도 여자를 만나면 손목을 먼저 보게 된다. 그 가녀린 손길이 내 몸에 닿는 상상을 하면 짜릿해지곤 한다. 이송석(27세·영어강사)
엉덩이에 달라붙은 가죽 바지
10대엔 여자의 얼굴이 전부였다. 미팅 장소뿐만 아니라 길거리에서도 마치 사냥감을 찾는
맹수처럼 예쁜 여자다 싶으면 내 눈은 어김없이 ‘줌’ 기능을 작동하곤 했으니까. 그러더니 20대 초반엔 가슴으로, 그리고 이젠 엉덩이로 시선이
옮겨졌다. 보통 사람의 경우 엉덩이의 크고 작음을 본다면 난 가로 세로의 균형미와 탱탱한 볼륨감을 보는 편. 뭐 어른들의 말처럼 ‘다산성’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고, 볼륨 있는 엉덩이에서 묘한 성적 흥분을 느끼게 된다. 바지 속에 감춰진 은밀한 곳을 어떻게 알 수 있냐고? 그래서 난
가죽 치마나 가죽 바지를 입은 여자들을 좋아한다. 헐렁한 바지 속에 감춘 것이 아닌, 제대로 된 엉덩이에 대한 그녀들만의 자신감.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우연을 가장해 스치듯 만져보면 탱탱한 탄력을 느낄 수 있다. 추진수(27세·대학원생)
그래도 빵빵한 가슴이 최고 아닌가
대부분 남자의 시선이 가장 먼저 머무는 곳. 뭐니뭐니 해도 빵빵한 가슴이 최고 아닐까? 여 자의 몸과 남자의
몸을 가장 극명하게 구별시켜주는 곳, 이곳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을 터. 그렇다고 큰 가슴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적당한 크기와 봉긋 솟은
탄력. 너무 처지지 도 않고 밖으로 퍼지지도 않은…. 조금은 작더라도 봉긋 솟은 가슴은 남자들에게 많은 상상을 하게 만든다. 그 안의 우윳빛
피부와 그 따스함에 대해서 말이다. 팔짱을 끼거나 포옹할 때 남자들의 감각은 온통 그곳으로 집중된다는 것을 여자들은 알까? 그래서 점퍼를 입거나
옷을 몇 개씩 껴입은 여자들은 질색이다. 가끔 브래지어를 하지 않아 가슴 한가운데가 ‘살짝’ 솟아 있거나 얇은 옷 사이로 ‘꽃봉오리’가 보이면
남자들은 거의 죽는다. 머릿속은 벌써 침대로 향하고 있게 마련이다. 남정(28세·대기업)
그물 스타킹을 보면 만지고 싶다
몇 해 전만 해도 그물스타킹 신은 여자들이 귀했다. 남들이 검거나 하얀색의, 너무나 촘촘한
나머지 양말과 거의 구분이 되지 않는 스타킹을 신고 다닐 때 이미 패션을 주도했던 그녀들. 그물스타킹에 대한 내 관음증은 그때부터 시작된 것
같다. 너나 할 것 없이 다 신고 다니는 요즘은 각선미 위주로 골라서 보기는 하지만…. 그물스타킹이 주는 매력은 뭐랄까, 내 경우엔 ‘파괴
본능’에 있는 것 같다. 그전의 스타킹과는 달리 숭숭 뚫린 그물과 그 사이로 보이는 맨살이 수컷의 본능을 자극한다고 할까. 벗기려고 승강이를
벌이는 힘겨운 과정이 필요 없이 몇 마디만 찢으면 그녀에게 쉽게 들어갈 것 같은 일종의 자유로움, 개방, 그리고 허술함. 대범한 디자인의
그물스타킹을 신고 다니는 여자들을 보면 그 스타킹의 그물망 안에 손가락을 넣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다. 정수민(27세·잡지사 기자)
목선은 청순함으로 섹스 어필한다
가지런히 빗어 올린 머리카락, 그리고 그 밑으로 뻗은 가늘지만 곧은 목선. 주로 여름에나 볼
수 있는 여자들의 모습이지만 내 여자 친구는 나의 시선을 느꼈는지 지난 겨울 내내 뒷 머리를 묶고 다녔다. 버스 앞좌석이나 강의실 앞에 앉은
여자들의 목선을 보며 ‘야릇한’ 미 소를 짓는 내 모습에 질투를 느꼈던 것일까? 귀여운 것.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목선은 꽤 선정적인
부분이다. 검은 머리카락과 대비되어 더욱 눈부시고, 또 그곳의 보송보송한 솜털 또한 ‘처녀성’을 상징하는 것 같다. 다른 부분 다 놔두고 목에
키스를 하며 여자들의 피를 빨아먹었던 드라큘라 백작은 일찌감치 이런 느낌을 가졌던 것 아닐까? 이따금 손으로 그녀의 목을 안마해주거나 장난스럽게
애무할 때 터져 나오는 낮은 신음 소리는 내 심장을 바쁘게 한다. 이상민(24세·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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