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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심리학

[스크랩] 정말 사랑한다면 ***해야 하지 않아?

충청복지신문 2005. 9. 10. 21:02
정말 사랑한다면 ***해야 하지 않아?
사랑한다면 하늘에 별도 달도 따줘야 한다? 사랑한다면 하룻밤 유희 정도는 같이 해야 한다? 사랑한다면 목숨이라도 바쳐야 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사랑의 기준을 만들어 놓곤 한다. 하지만 그 기준의 근거는 무엇일까? 어쩌면 스스로 만든 덫일 지도 모른다. 그 덫에 걸려 넘어졌을 때 기준이란 애초에 없었음을 깨달을 것이다. 사랑은 기준만으로 설명될 수 없기 때문에.




그와 사귀기 시작했다! 그가 날 사랑한다면,

→ 매일 밤, 집 앞까지 날 데려다 주어야 한다.

→ 잠들기 전 서너 시간쯤은 거뜬하게 통화해야 한다.

→ 송혜교나 전지현 보다는 내가 훨씬 더 예뻐 보여야 한다.

→ 보고 싶다면 독도에서 서울까지라도 달려와야 한다.


한 남자에게 최고의 여자가 되고픈 여자. 때문에 한참 열애에 빠져 있을 때 여자의 기준은 아주 이기적이고 어이 없기까지 하다. 끊임 없이 남자가 표현을 해주어야만 여자는 만족한다. 그러나 차라리 이 시기의 기준은 귀여운 정도. 여자는 사랑하고, 사랑 받고 싶은 마음에 꾸준히 확인하려 든다. 그는 ‘사랑’이란 기준이 아닌 그냥 해 본 행동일지라도 여자는 감격에 겨워 그에게 키스를 퍼부을 지도 모를 일. 때론 거짓말 같은 기준이 한 개인에게 행복의 절정을 맛보게 해 준다.



그와 처음을 함께했다! 그가 날 사랑한다면,

→ 수줍은 내게 너무 아름답다고 말해줘야 한다.

→ 서로의 처음을 나눈다는 것에 감격하고 감사해야 한다.

→ 나의 눈과 뺨, 머리에 키스하며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

→ 정말 사랑한다면 내 순결은 지켜줘야 한다.


처음 손을 잡은 이후로 첫키스, 첫경험까지 연인들이 함께 할 ‘처음’은 참으로 많다. 물론 그 처음이 지나면 모든 것이 시들해질 때가 있겠지만 각종 ‘처음’을 겪을 때까지 과정 또한 만만치 않다. 어렵게 맞이 한 처음은 소중한 순간이 되어야 한다. 특히 여자에게 처음이란 ‘함께 했다’라기 보단 ‘내가 허락했다’라는 개념이 강하다. 그러다 보니 이런 순간에 사랑의 기준들이 무수히 세워진다. 적어도 자신이 헌것처럼 취급 받거나 무의미한 과정처럼 넘어가면 사랑에 불신이 생기는 것. 여자의 다소 과장된 로맨스의 기준은 ‘처음’이 지나간 허전함을 채우기 위함이다.



그와 싸웠다! 그가 날 사랑한다면,

→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내게 꽃을 건네야 한다.

→ 폐인처럼 술과 눈물만으로 여러 밤을 지새워야 한다.

→ 무릎을 꿇고 세상에서 나 없으면 죽는다고 외쳐야 한다.

→ 나보다 먼저 화해, 아니 무조건 항복을 해야 한다.


애정싸움은 칼로 물베기일 수 있지만 때로 크나큰 위기가 된다. 싸움의 매순간마다 여자는 생각한다. “이렇게 끝날지도 몰라” 그러나 자존심의 문제인지, 아니면 그의 마음이 떠나간 거라고 생각한 건지 되돌리는 방법을 모를 때가 많다. 결국은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남자의 절절한 용서를 기다린다. “사랑한다면 먼저 숙여야 하는 거 아냐?”라는 기준 하에 속은 다 썩어 들어가고 타 들어 간다. 어설프게 만든 기준은 의심에 의심을 낳을 뿐이다. 그리고는 홀로 내리는 결론. “그래, 그의 사랑이 이것밖에 안 된 거였어.”



그와 헤어졌다! 그가 날 사랑한다면,

→ 가능하다면 평생, 다른 여자를 만나지 않아야 한다.

→ 날 못 잊어 다시 내게 매달려야 한다.

→ 술을 먹으면 내가 생각나고 내게 연락해야 한다.

→ 한두 번쯤은 말없이 집 앞에 찾아와야 한다.

→ 수호천사처럼 내가 힘들 때 도와줘야 한다.


어차피 헤어진 후라지만 여자는 감정의 찌꺼기를 버리기 힘들다.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을 때조차 자신의 기준을 생각한다. “그는 아직도 날 사랑하겠지?” 항상 남자에게 ‘평생 잊지 못할 여자’로 남고픈 욕심은 끝나버린 사랑에도 기준을 만든다. 자신은 새롭게 사랑을 시작하고 결혼을 하더라도 지난 남자만큼은 자신만을 생각하며 홀로 남길 원하는 여자의 이기심. 싫다, 싫다 하면서도 그가 붙잡아주길, 그가 자신에게 집착이라도 하게 되길, 자신을 영영 잊지 못하길 원하는 여자. 그것은 지난 사랑에 대한 미련임과 동시에 후회 때문에 만들어지는 기준이다.



Love is... 사랑을 측정하려 할 때 이미 덫에 걸린다

객관식 문제로도 답을 낼 수 없고, 계량기로도 측정할 수 없는 것이 사랑이다. 생긴 것이 다른 만큼 저마다 사랑하는 방법도 다르다. 하물며 “사랑한다면~”이란 기준은 지나치게 절대적이다. 사랑은 상대적이며 다양하다. 어떤 사람에게 사랑의 표현법은 선물공세와 매너일 수 있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그저 ‘눈빛’ 하나일 수도 있다.

기준은 욕심을 부르고, 욕심은 의심을 낳으며, 의심은 비극을 가져온다. 사랑을 측정하려는 순간 이미 자신은 스스로 만든 덫에 걸리는 것이다. 발을 빼려 할 때는 이미 늦었다. 가치가 측정되어 버렸으므로. 파탄으로 이끌 기준을 만들지 말자.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믿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은 사람도, 사랑도 기다려 주지 않는다.



사진 출처/ 영화 <쓰리, 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