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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심리학

[스크랩] 애인 있는 아내 4인의 솔직한 고백

충청복지신문 2005. 9. 10. 21:33
애인 있는 아내 4인의 솔직한 고백 “나는 왜 남편보다‘그 남자’에게 끌릴까?”
과거에는 ‘바람난 여자’였고 요즘엔 ‘애인 있는 아내’다. 두 표현의 뉘앙스 차이는 곧 사회적인 분위기나 인식의 변화로도 해석할 수 있다. 부부간의 성윤리 붕괴에 대한 우려를 배제할 수는 없지만 남편에게만 의지하지 않는 주부들이 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시선도 상당히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얼마 전 기혼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니 응답자 중 63%가 ‘남편 이외의 남성과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에 손을 들었다. 또 다른 리서치에서는 전체 응답자 1만6947명 가운데 43.3%의 기혼 여성이 교제 중인 애인이 있다고 답했다. ‘현재 애인이 없다면 앞으로 애인을 사귈 계획이 있느냐’는 설문에 대해서도 응답자 가운데 59.9%가 기회가 닿으면 애인을 사귀고 싶다고 밝혔다.
“요즘 애인 한 명쯤 없는 주부가 어딨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수치다. 자세히 보니 그 유형도 여러 가지다. 아내의 애인, 주부의 외도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혼외정사를 생각하는데, 성관계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처녀시절 풋풋했던 모습을 기억해주고 지금도 변함없다고 이야기해주는 남자에게 소녀처럼 가슴이 설레 만나는 경우도 있고, 친오빠처럼 편한 이성 친구 사이인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정말 애인 있는 아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또, 애인과 남편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 ‘정신적 외도’ 혹은 ‘육체적 외도’ 경험이 있는 주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Case 1_“6개월 동안 서로 손도 안 잡은 진짜 친구 사이예요”

전문직에 종사하다 보니 새로운 정보와 기술을 얻기 위해 정기적으로 며칠씩 합숙교육을 받곤 한다. 그럴 땐 같은 일을 하는 여러 회사의 사람들이 연수원에 모여서 생활하게 되는데, 3년 전 이맘때 나는 그곳에서 한 남자를 만났다.

조를 나눠 같은 조끼리 전 과정을 함께하는 방식으로 교육이 진행되는데, 어쩌다 보니 우리 조에서 나이가 가장 어린 내가 조장으로 뽑히고 말았다. 팀워크가 매우 중요한 연수였는데, 같은 조에 속한 나이 많은 분들이 스케줄에 잘 따르지 않는 바람에 아주 애를 먹었다. 내가 계속 실수를 하니까 어르신들이 급기야는 원래 있지도 않은 자리인 부조장을 뽑아서는 둘이서 모든 걸 알아서 하라고 하더니 다들 딴 짓을 하며 놀기만 하는 것이었다.

부조장이 바로 나보다 나이도 한 살 어리고 핸섬한 그 남자였다. 평소 붙임성 좋고 터프하기로 소문난 나였지만 그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정말 연수기간 내내 헤매며 고생할 뻔했다. 4박 5일간 그가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해 모든 일정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세미나 마지막날 조별 장기자랑을 했는데, 나는 그 핸섬가이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여 1등을 차지했다. 우리 손에 상금 20만원이 쥐어졌다. 그러고는 각자의 회사로 복귀했고 그 다음주 토요일에 모여 상금으로 뒤풀이를 했다. 술도 마시고 노래방도 가서 재밌게 놀았다.

시간이 너무 늦어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그가 다가와 슬그머니 편지 한 장을 쥐어주는 게 아닌가! 대학 졸업 후 이렇게 신나고 즐거운 경험은 처음으로 옛날 생각나서 좋았고 정말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는, 별것 아닌 내용의 편지였지만 왠지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다음 모임에 꼭 나오라는 말이 추신으로 적혀 있었다. 집에 돌아와서 침대에 누우니 자꾸 그의 깨끗하고 잘생긴 얼굴이 떠오르면서 기분이 묘해졌다. 하지만 바쁜 일상 덕에 그는 일단 내 머릿속에서 저만치 밀려나 있었다.

그리고 다음 모임날에 그때의 연수원 멤버들이 다시 모였는데 그때 서로 인터넷 메신저 아이디를 주고받은 이후 우리는 메신저 친구가 됐다. 각자의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고 심지어는 가정사까지 구구절절 상담하는 사이로 발전했던 것. 가끔 만나서 밥도 먹고 영화를 보기도 하면서 대학 때 캠퍼스 커플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맛보았다. 같은 일을 하기 때문에 할 이야기도 많았다.

서로 속으로는 이성적으로 끌리기는 했지만 그런 것은 접어두기로 암묵적인 맹세를 했다. 그렇게 6개월 가량 지났는데, 그가 보낸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우연히 남편이 보고 말았다. ‘함께 본 영화가 기대보단 실망이었어. 넌 안 그랬니?’라는 문장이었다. 그 일로 남편은 나를 수상히 여기는 눈치였고 나는 괜한 오해를 살까봐 조심했다.

아~ 그런데 얼마 후 남편이 컴퓨터를 켰는데 자동 로그인된 메신저로 그가 말을 걸어오고 만 것이었다. 남편은 나인 척하고 몇 마디 나누어보고는 다행히 별 사이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남편은 기분 나쁘다며 그와 연락하지 말 것을 요구했고 나는 두말없이 남편의 뜻을 받아들였다. 결혼하고 살면서 애틋하고 다정다감한 연애 감정은 무뎌졌지만 남편은 좋은 사람이었고 우리 사이에 별 문제는 없었다. 아직도 그와의 관계가 무엇이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가끔 생각이 나기도 한다. 그 사이 나는 딸아이를 낳아 엄마가 됐다. 그를 길에서라도 만나면 반가울 것 같은데, 한편으로는 예전에 비해 살이 많이 쪄서 그가 실망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역시 안 만나고 사는 게 좋은 거겠지.


Case 2_“인터넷 모임에서 남편과는 너무 다른, 자상한 남자를 만났어요”

너무 오래 만나왔기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변했거나 남편이 변했기 때문일까? 때론 뜨거웠고, 때론 시시했고, 가끔은 지겨웠던 10년 연애를 끝내고 결혼을 했는데, 처음부터 뭔가 이상했다. 좋은 것도 없고, 색다른 것도 없고, 그렇다고 행복하지도 않은 그런 생활이 계속되면서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심경의 변화를 눈치 채지 못하는, 아니 궁금해하지도 않는 것 같은 무뚝뚝한 남편이 계속 미워졌다. 그때부터 나는 매일 친구들을 만나며 밖으로 돌기 시작했다.

사실 우리는 한 달에 한 번 부부관계를 할까 말까 하는 극심한 섹스리스 부부다. 이유는 주로 남편에게 있었다. 항상 피곤해하니 내가 요구하는 게 오히려 미안해질 정도였고 그 다음에는 짜증이 났는데 그 단계를 지나니 나 역시 섹스에 무덤덤해졌다. 결혼 전에는 친구들이 여관비 아까우니 빨리 결혼하라고 농담할 정도로 뜨거웠었는데, 그 감정이 순식간에 식은 것이었다.

남편이 출근하면 청소하고 집 안 꾸미는 것밖에 할 일이 없었던 나는 친구들의 권유로 미니홈페이지를 만들었고 한 클럽에도 가입했다. 그 클럽에 글을 남기고 회원들과 채팅을 하면서 주로 낮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한 남자와 친해졌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친구가 나를 보기 위해 모임에 나온다는 메일을 보내왔다. 그날은 나뿐 아니라 모임 회원들이 이른바 ‘번개’라는 걸 하는 날이었다.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 저녁을 먹고 술을 마시며 이야기하는 시간이 신선했다. 인터넷을 통해 만나다가 실제로 만나면 첫 만남에도 급격하게 친밀함을 느낀다는 걸 직접 경험했다.

체격이 작고 얼굴과 눈이 동그란 편이라 어려 보이는 내게 사람들은 결혼한 것 같지 않다고 했다. 나는 장난기가 발동해서 사실 채팅할 때는 거짓말한 거였다며 처녀 행세를 했다. 그런데 유독 그 남자가 내 말을 철석같이 믿는 것 같았다. 키도 크고 인상도 좋은 그에게 은근히 호감을 느꼈는데, 바로 옆자리에 앉아서 술을 마시며 즐겁게 놀다 헤어졌다.

그리고 며칠 후 그에게서 연락이 왔다. 나는 흔쾌히 만나러 갔다. 은근히 긴장되고 떨리는 마음에 즐겁기만 했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사실은 유부녀라고 실토를 했다.

그가 너무 순진해 보여서 속이면 안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내 그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렇게 별 말 없이 돌아선 그에게서 다시는 연락이 오지 않았다.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하고 잊고 있었는데, 두 달쯤 흘렀을까, 어느 날 갑자기 전화가 왔다. “잊을 수가 없다”라며 만나달라고 했다. 난 그의 마음을 받아들였다.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영화를 보고 밥을 먹고, 여행도 가고…. 보통의 연인과 똑같이 했다. 나는 원래 남편이 차로 데려다주지 않으면 멀리 가지 않는 게으른 성격인데, 그를 만나러 두 번이나 지하철을 갈아타고 다녔다. 그는 직장인이고 나는 아무 때나 시간을 낼 수 있는 전업주부라서 내 모든 스케줄을 그에게 맞췄다. 남편은 내가 평소처럼 친구들과 어울려 늦게까지 노는 걸로 여기는 것 같았다.

함께 지하철을 타고 갈 때면 그는 문 옆에 기대서서 어깨를 감싸 안아주는 타입이다. 주변의 시선 같은 것은 의식하지 않는 그런 점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남편 같으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무뚝뚝하고 공격적인 남편, 애정 표현을 자연스럽게 많이 하고 자상한 이 남자….

솔직히 말하면 결혼생활에 재미를 못 느끼던 차에 만난,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라는 것 자체로도 설레었다. 남편은 술을 너무 좋아해서 항상 나를 불안하게 하는데, 술을 잘 못하는 점까지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만난 지 한 달 만에 그와 한 잠자리는 정말 오랜만에 맛보는 기쁨이었다. 너무 짜릿하고 좋았다.

하지만 그에게 빠지는 내 자신을 느낄수록 한편에서는 불안감이 밀려왔다. 처음에는 남편에 대한 복수라는 생각도 들고 오랜만에 설레는 내 자신이 좋아서 마냥 질주했었는데, 시간이 가면서 이래도 되는 걸까? 하는 회의가 밀려왔다. 남편이 계속 눈치를 못 채고 있다는 사실에 안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날은 어쩌다 보니 밤늦은 시간에 집에 들어갔는데, 싱크대에 남편이 혼자 라면을 끓여 먹은 흔적이 남아 있었다.

순간 뭐랄까, 마음이 찡해지면서 괜히 화가 났다. “궁상맞게 왜 라면을 먹어, 밥통에 밥 있는데…”라며 목소리를 높인 후 화장실에 들어가서 씻는데 괜스레 눈물이 나왔다.

그와 만난 지 2년 만에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갑인 그도 좋은 사람 만나 결혼을 해야 하니까. 한때는 남편과 이혼하고 그에게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결혼해도 네가 또 다른 남자 만날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 미안해…”라는 그의 말에 나는 포기했다. 솔직히 기분은 좋지 않았지만 충분히 이해했고, 그렇게 우리의 진지한 관계는 끝이 났다.
물론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사귄 사람이라 문득 그리울 때가 있지만 서로를 위해 절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도 그가 주었던 선물을 잘 간직하고 있다. 요즘은 남편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연민이 생기면서 사랑 대신 정으로라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가지면 우리 부부 사이가 좀 나아질까 싶어 요즘은 임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남편은 여전히 비협조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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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져온 곳: [미네르바[Minerva]]  글쓴이: 미네르바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