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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여러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충청복지신문 2005. 9. 12. 14:22

마음이 약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얼굴도 잘 생겼고, 대학교를 졸업하고 전문직종에 종사하게 되었다. 그는 결혼을 약속했던 여자가 있었다. 결혼을 약속하고 1년간 만났다. 여자 집에서는 사위가 된 것처럼 생각하고 잘 해주었다. 보통 사람 같으면 이런 상황에서는 대개 그 여자와 결혼해서 조용하게 살았을 것이다.

 

그런데 우연히 다른 여자를 만났다. 남자는 그 여자에게 호감이 갔다. 새로운 여자도 남자를 좋아했다.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다. 남자는 고민이 되었으나, 사랑을 위해 모든 걸 포기하겠다는 각오로 새로운 여자를 좋아했고, 새로운 여자는 남자가 종전의 여자를 배신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좋은 감정을 어쩌지 못해 남자에게 매달렸다.

 

결혼할 것을 믿고 1년간 교제를 해왔던 여자 집에서는 난리가 났다. 다행이 결혼전에 육체관계는 없었다. 그 당시만 해도 사회가 꽤 보수적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이야기였다. 육체관계는 없었지만 보수적인 그 당시 분위기에서 결혼할 것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다 알려 놓고 지낸 사실만으로도 여자에게는 적지 않는 피해가 입혀졌다. 그게 그 당시 사회 사람들의 인식이었다. 지금과는 많이 달랐던 것 같다.

 

그러나 남자와 새로 만난 여자 두 사람은 서로들 그렇게 해서는 도덕적으로 나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이 용납되길 바랬다. 사실 좋아했던 여자에게 커다란 상처를 주는 건 곤란한 일이다. 가급적 그래서는 안된다. 그러나 남자는 결혼을 약속했던 여자에게서 떠났다. 여자는 울고 불고 했지만, 이미 사랑이 식은 남자의 마음을 돌이킬 수는 없었다.

 

남자는 새로 만난 여자와 달콤한 사랑에 빠져 결혼을 했다. 첫 아이를 낳을 때까지 두 사람은 행복했다. 자신들이 했던 과거의 잘못은 모두 잊었다. 그런데 또 다른 여자가 나타나 남자의 마음을 빼앗아갔다. 이 여자는 매우 적극적이었다. 남자를 위해서 자신의 일생을 바치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그렇게 될 때까지는 남자의 책임이 크다. 남자가 자신의 입장을 잊어 버리고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주었고, 그 때문에 여자는 남자를 사랑하게 된 것이었다. 어쨌든 남자는 또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 여자에 대한 책임을 지기로 마음 먹었다.

 

그래서 남자는 두집 살림을 하게 되었다. 남자의 법률상 부인은 자신이 다른 여자를 밀어내고 그 남자를 빼앗았던 부메랑이 다시 자신에게 날아와 타격을 입힌 셈이었다. 모든 게 자업자득인 것처럼 보여졌다.

 

그 후 몇 년이 흘러 남자는 또 다른 여자에게 빠졌다. 마약처럼 중독이 되어 새로운 여자에게 마음을 쏟는 것이었다. 매우 감성적이었던 남자에게 여자들은 묘한 멋을 느끼며 사랑에 빠졌다. 그래서 매우 커다란 죄악을 짓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들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했다.

 

대부분 사랑이 무슨 죄냐고 항변하면서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한다. 아니 아무런 죄의식도 가지지 않는다. 그러면서 새로운 여자에 대한 일말의 책임감을 강조한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결국 모든 여자에게 아무런 의무도 이행하지 못한다.

 

먼 훗날 남자는 무척 후회하기 시작했다. 사랑을 여러 여자에게 분산시켜 놓은 그 결과가 현실에서 매우 어려운 고통을 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분산된 사랑을 받는 여자들은 한결같이 남자에게 못마땅해 한다. 그리고 남자는 능력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어떤 여자들에게도 잘 해주지 못하게 된다.

 

많은 여자를 사랑했던 그 남자는 결국 아무도 진정 사랑하지 못한 결과가 되고 말았다.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남긴 것은 무책임하다는 낙인이었다.

 

여름의 끝자락에 서서 다가올 가을에 들떠 있으면서 진정한 사랑이란 어떠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다가 문득 어느 남자의 복잡한 사랑이야기를 떠올리게 되었다. 사랑은 삶에 있어서 빛이다. 빛은 한 가닥으로 모아지지 않으면 흐려진다. 빛은 집중되어야 그 빛을 발하는 법이다.  


 
가져온 곳: [가을사랑]  글쓴이: 가을사랑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