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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사랑의 추억

충청복지신문 2005. 9. 12. 14:23

간 밤엔 조금 일찍 잠이 들어서 그랬는지 새벽에 눈이 떠졌다. 빗소리가 굵었다. 가만히 누워서 비 내리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사방은 깜깜하다. 아무 생각 없이 스쳐 지나가는 여러 장면들이 있었다. 무엇인지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냥 어수선한 상황들이 스크린처럼 펼쳐지고 나는 단순히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것도 명확하지 않고 불투명한 상태였다.

 

가끔 이혼을 한 다음 억울하다고 생각되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부부 간에 이혼하기로 합의하고, 법원에 가서 판사 앞에서 이혼의사를 확인까지 한다. 그때는 단순히 자녀들의 친권행사할 사람만 정하고, 재산문제나 양육비 문제 등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하지 않고 그냥 이혼신고를 한다.

 

일단 이혼신고가 되면 법적으로는 완전히 남이 된다. X-husband, X-wife 는 사실상 남이다. 만날 이유도 없고, 서로 관계할 이유도 없다. 설사 자녀가 있어도 마찬가지다. 그건 각자 자녀에 대한 관계에서만 친생자관계가 있을 뿐이다. 자녀가 20세 될 때까지만 각자의 양육의무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한국적 정서에 의해 이혼을 하면서 아주 냉정하게 하지 않는다. 이혼하고 또 대화를 해도 무언가 통하지 않겠는가 하는 인간적인 생각을 한다. 아니면 일단 골치 아프니까 그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이혼부터 하고 나중에 다른 문제를 풀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막상 이혼하고 난 후 재산분할 문제나 양육비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법원에 소소을 제기하면 매우 어려워진다. 그래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 더군다나 이혼한 후 냉정하게 바뀐 전 배우자를 만나 대화한다는 건 아주 지옥이다.

 

사람 사이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건 부부 사이뿐 아니라 모든 경우에 쉽지 않다. 특히 남녀 사이에는 기본적으로 좋은 감정(feeling)이 전제되어야 한다. 모든 게 좋은 감정이 있으면 잘 되고, 그렇지 않으면 어렵다. 아무리 인위적으로 좋아하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다.

 

사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건 중요하다. 그래서 자연스럽다. 그렇지 않으면 어색하고 힘들고 오래 가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다고 감정에만 움직이면 무책임해 진다. 사회적인 비난을 받게 된다.

 

따라서 두 가지가 중요하다. 처음부터 상대방이 오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좋아하지 않으면서 좋아하는 것처럼 잘못 표현하거나 lip service를 해주면 상대방은 정말 자신을 좋아하는 줄 알고 잘못 반응한다. 그런 말을 믿고 모든 방향을 정한다. 이건 중대한 잘못이다. 적어도 상대방의 인격을 배려한다면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

 

두번 째는 서로가 좋아 가깝게 지냈으면 일시적으로 감정이 흔들려도 가급적 참고 노력해야 한다. 좋아했던 과거의 기억을 잘 활용해야 한다. 처음 만나 사랑했던 그 순수하던 모습을 되살려 현재의 미움과 갈등을 풀도록 해야 한다.

 

나는 과거가 현재에 미치는 중요성을 믿고 있다. 과거에 받았던 고통과 상처는 평생 지워지지 않는다. 다만, 시간이 가면서 점점 흐려질 뿐이다. 마찬가지로 과거에 느꼈던 받았던 사랑의 감정은 좋은 추억으로 우리의 현재를 지배한다. 행복감을 주고, 편안함을 준다.

 

그러므로 과거의 사랑은 우리에게 두고 두고 좋은 약이 되고 힘이 되는 것이다.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이 미워도 한때 사랑했던 기억을 강하게 떠올려라. 그러면 무언가 달라질 것이다.   


 
가져온 곳: [가을사랑]  글쓴이: 가을사랑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