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hidul Alam
Meghna silhouette
Bangladesh
나는 내 詩에서 돈 냄새가 나면 좋겠다
빳빳한 수표가 아니라 손때 꼬낏한 지폐
청소부 아저씨의 땀에 절은 남방 호주머니로 비치는
깻잎 같은 만원권 한장의 푸르름
나는 내 詩에서 간직하면 좋겠다
퇴근길의 뻑적지근한 매연가루 기름칠한 피로
새벽1시 병원의 불빛이 새어나오는 詩
반 지하연립의 스탠드 켠 한숨처럼
하늘로 오르지도 땅으로 꺼지지도 못해
그래서 그만큼 더 아찔하게 버티고 서있는
하느님,부처님 썩지도 않을 고상한 이름이 아니라
먼지 날리는 책갈피가 아니라 지친 몸에서 몸으로
거듭나는 아픈 입에서 입으로 깊어지는 노래
절간 뒷간의 면벽한 허무가 아니라
지하철 광고 카피의 한 문장으로 똑 떨어지는 슴슴한
고독이아니라 사람 사는 밑구녁 후미진 골목마다
범벅한 사연들 끌어안고 달이고 달인 詩
비평가 하나 녹이진 못해도 늙은 작부 뜨듯한 눈시울
적셔 주는 詩 구르고 구르다 어쩌다 당신 발끝에 채이면
쩔렁 하고 가끔씩 소리내어 울수있는
나는 내 詩가 동전처럼 닳아 질겨지면 좋겠다
詩 최 영 미
Gauwahati sunset
Assam
너를 향한 나의 애증을 분리수거할 수 있다면
원망은 원망끼리 그리움은 그리움끼리
맥주 깡통 따듯 한꺼번에 터트릴 수 있다면
2주마다 한번씩 콱! 눌러 밟아 버린다면
너를 만난 오월과 너와 헤어진 시월을
기억의 서랍에 따로 모셔둔다면
아름다웠던 날들만 모아 꽃병에 꽂을 수 있다면
차라리, 홀로 자족했던 지난 여름으로 돌아가
네가 준 환희와 고통을 너에게 되돌려줄 수 있다면
여름에 가을을, 네가 없어 끔찍했던
겨울을 미리 앓지 않아도 되리라
늦기 전에, 아주 더 늦기 전에 내 노래가 너를 건드린다면
말라 비틀어진 세상의 가슴들을 흔들어 뛰게 한다면
어느날 문득 우리를 깨우는 봄비처럼 아아 우우
허공에 메아리칠 수 있다면
분라수거 최 영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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