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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세계/마음의창

[스크랩] Shahidul Alam

충청복지신문 2005. 9. 30. 23:24

 

Shahidul Alam

Meghna silhouette Bangladesh
 
나는 내 詩에서 돈 냄새가 나면 좋겠다 
빳빳한 수표가 아니라 손때 꼬낏한 지폐 
청소부 아저씨의 땀에 절은 남방 호주머니로 비치는
깻잎 같은 만원권 한장의 푸르름 
나는 내 詩에서 간직하면 좋겠다 
퇴근길의 뻑적지근한 매연가루 기름칠한 피로 
새벽1시 병원의 불빛이 새어나오는 詩
반 지하연립의 스탠드 켠 한숨처럼 
하늘로 오르지도 땅으로 꺼지지도 못해 
그래서 그만큼 더 아찔하게 버티고 서있는
하느님,부처님 썩지도 않을 고상한 이름이 아니라 
먼지 날리는 책갈피가 아니라 지친 몸에서 몸으로 
거듭나는 아픈 입에서 입으로 깊어지는 노래 
절간 뒷간의 면벽한 허무가 아니라 
지하철 광고 카피의 한 문장으로 똑 떨어지는 슴슴한 
고독이아니라 사람 사는 밑구녁 후미진 골목마다 
범벅한 사연들 끌어안고 달이고 달인 詩
비평가 하나 녹이진 못해도 늙은 작부 뜨듯한 눈시울 
적셔 주는 詩  구르고 구르다 어쩌다 당신 발끝에 채이면
쩔렁 하고 가끔씩 소리내어 울수있는 
나는 내 詩가 동전처럼 닳아 질겨지면 좋겠다  
詩    최 영 미 
Gauwahati sunset Assam
 
  너를 향한 나의 애증을 분리수거할 수 있다면
  원망은 원망끼리 그리움은 그리움끼리
  맥주 깡통 따듯 한꺼번에 터트릴 수 있다면
  2주마다 한번씩 콱! 눌러 밟아 버린다면
  너를 만난 오월과 너와 헤어진 시월을 
  기억의 서랍에 따로 모셔둔다면
  아름다웠던 날들만 모아 꽃병에 꽂을 수 있다면
  차라리, 홀로 자족했던 지난 여름으로 돌아가
  네가 준 환희와 고통을 너에게 되돌려줄 수 있다면
  여름에 가을을, 네가 없어 끔찍했던 
  겨울을 미리 앓지 않아도 되리라
  늦기 전에, 아주 더 늦기 전에 내 노래가 너를 건드린다면
  말라 비틀어진 세상의 가슴들을 흔들어 뛰게 한다면
  어느날 문득 우리를 깨우는 봄비처럼 아아  우우 
  허공에 메아리칠 수 있다면  
  분라수거   최 영 미 

 

 Sisay - Alturas(마추피추)


       
      가져온 곳: [후니의 마음]  글쓴이: 후니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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