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서울복지신문

[스크랩] [정명순] 일방통행 본문

예술세계/마음의창

[스크랩] [정명순] 일방통행

충청복지신문 2006. 6. 18. 01:48

일방통행
        -견훤왕릉에서

                        정명순

 


일방통행도로에서 무한정
돌아오기를 기다린 적이 있다

 

떠나는 것이 너를 위한 것이라는
변명을 남기고 너무 멀리 왔다
질긴 욕망의 매듭 어쩌지 못하고
혼란스러워 하는 네 마음을
차갑게 베어내고 도망쳐오는 길에
진눈깨비 몇 낱 소리 없이 나부꼈다
이젠, 죽어서도 가지 못할 길
마음뿐인 목만 길게 늘이며
나의 모든 촉수는 너를 향한다
눈을 감아야 비로소 보이는 그 곳
수그러들지 않는 향수는
먼 먼 산 너머 안개로 깊어지고

 

흰 머리카락 간간이 날리며
미처 박히지 못한 못처럼 벤치에 앉은
노인의 눈길이 산을 넘고 있다


 

출처 : 물앙금시문학회
글쓴이 : 평강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