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고대사회에서 농경사회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몸은 출산자이자
서구사회에서는 중세 이후, 근대 사회로 들어오면서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부르조아들이 사회지배 계층이 되면서 사회는 공사영역으로 분리되며, 공적 영역은 남성의 영역 그리고 사적 영역은 여성의 영역으로 재구조화되었습니다. 사적 영역의 주요 역할은 공적영역을 재생산시키는 것이었는데, 사적 영역에 있는 부인들의 이미지는 공적영역에 있는 부르조아 남성들의 위신과 권위를 표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여성들은 남편의 지위를 상징하는 장식적 존재가 되었는데, 긴 목과 하얀 팔다리, 화려한 드레스 등은 가정 안에서 남성의 배우자로서 여성이 가지는 지위와, 여기에 적합한 몸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현대사회에 들어와서도 여성의 몸에 대한 인식은 계속 변화해 왔습니다. 더욱이 선진 산업 사회가 더 이상 식료공급의 어려움을 겪지 않게 되면서 살이 찐 몸은 더 이상 사회경제적인 의미를 갖지 않게 되었습니다. 19세기에 그려진 부르조아들의 몸을 한번 상상해보십시오. 그들은 항상 배가 나와 있고, 뚱뚱한 몸매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나온 배가 바로 부르조아들의 경제적인 부를 상징했었습니다. 그러나 20세의 부자, 더욱이 20세기말 21세기 초의 부자들은 더 이상 뚱뚱하게 표상되지 않습니다. 그들의 몸은 아주 날씬합니다.
여성들의 몸 역시 통통한 여자에서 작은 얼굴과 또렷한 이목구비, 깡마른 팔다리를 지닌 채 남성에게 의존하는 아이같은 여자의 몸으로 변화했습니다. 그러나 여성들이 공적 영역에 진입하게 되면서 여성의 몸은 여성성을 상징하는 풍만함에서 자기절제를 지니는 중성적인 몸으로 그 표상 방식이 변화되었습니다. 그래서 여성들은 식이조절과 운동을 통해 정장을 입었을 때 여성성이 드러나지 않는 몸을 만들어왔습니다.
그러다가 성적인 이미지들이 범람하는 소비사회를 맞아 여성들의 몸은 공적 영역에서 요구되는 중성적 이미지의 절제된 몸과 성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를 결합한 아주 모순적인 모습으로 재현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은 그러한 몸을 만들기 위한 운동과 몸에 대한 시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여성의 몸에 대한 이미지를 주 매개체로 하여 상품이 광고되고 판매되는 소비사회로 이행함에 따라 더욱 강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소비사회는 여성들에게 공적 영역에서 남성을 유혹하지 않는 중성적인 이미지를 지닌 구매력을 갖는 강한 여성이 되라는 것과 동시에 남성의 성적 욕망을 자극하는 성적인 가슴과 엉덩이를 갖는 성적인 여성이 되라는 메시지를 여성들에게 끊임없이 전달하면서 여성의 몸에 모순된 두 개의 실천을 요구합니다. 한국사회에서의 여성의 몸에 대한 관념 및 이미지의 변화 역시 급격하게 변화되어 왔습니다.
한국사회의 변화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들을 한번 생각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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