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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야기/사랑학

[스크랩] 사랑의 철학 [4]

충청복지신문 2005. 9. 12. 14:40

                                    사랑의 철학 [4]

 

 

 

사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혼의 작용이다. 사랑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혼의 작용을 살펴보아야 한다. 사랑에 있어서 영혼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는 역할을 한다. 영혼이 합치되지 않는 사랑은 저속한 상태로 허무하게 끝날 수 있다. 단순히 육체를 탐하는 젊은 날의 사랑이 한낮 일장춘몽으로 기억되는 이유가 그것이다.

 

얼굴이 예쁘다고 몸매가 멋있다고 쫓아다니던 이성들이 시간이 가면서 냉냉해지는 원인이 거기에 있다. 일정한 단계를 넘으면 싱싱하던 육체는 쇠퇴해지기 때문이다. 어느 단계를 지나면 육체의 아름다움과 건강미는 보다 젊은 새싹들에게 자리를 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상의 생활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물을 볼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사랑의 마력이다. 사랑이 없는 사람은 아무 것도 가치 있는 것을 보지 못한다. 그냥 눈에 보이는 물질과 환경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직장생활에 매이고 돈을 쫓아 다니는 노예가 된다. 악착같이 돈을 벌려고, 조금 높은 자리에 올라가려고 발버둥을 친다.

 

아무런 여유도 없이 마음의 공백을 남겨두지 않고 현실에서 가치 있는 목표만을 쫓아 다닌다. 시간이 가면서 남는 것은 사악한 마음과 허망한 좌절감뿐이다. 그런 사람들의 눈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바뀌는 계절도 단순한 시간의 흐름에 불과하다.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시원한 여름바람도 단순히 땀을 씩히는 물리작용에 불과하게 느껴진다. 가을의 낙엽을 밟으며 떠난 사람을 추억하는 일도 없다. 겨울의 눈송이를 보면서 사랑의 순수를 깨닫는 일도 없다. 그저 춥고 출근하기 귀찮을 뿐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진정으로 그리워해 보라. 눈으로 보지 않아도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상대가 짓는 미소를 떠올릴 수 있다. 무어라고 속삭이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사랑하게 되면 세상은 아름답게 빛나고 더욱 소중하게 된다. 동물과 식물 모두 사랑스럽게 보이며 세상을 그 자체로서 존재이유를 갖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남에게 악하게 하지도 않으려고 노력하게 되며, 조금 가졌다고 남을 무시하지 않는다. 겸손하게 스스로를 돌아보며 남에 대한 배려를 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사랑이란 보이지 않는 것을 향한 영혼의 눈을 말한다. 진정한 사랑을 맛보기 위해서는 단순한 육체적 쾌락인 에로티시즘을 초월해야 한다. 에로틱한 사랑을 초월한 정신적 사랑의 기쁨은 흥분의 도를 넘어 순수한 고뇌의 경지에까지 이른다.  

 

사랑의 출발은 육체가 아닌 영혼에 있다. 영혼에서 출발해서 영혼으로 끝나는 것이 사랑의 본질이다. 성적 욕구의 충족은 사랑의 한계를 의미한다. 그 이상 나갈 수 없는 우울한 경계선을 긋고 있다. 그 선을 넘어 보라. 또 다른 지평선이 열릴 것이다. 그 환희를 맛볼 수 있는 행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사랑은 두 사람 사이의 내적인 영혼의 결합체를 형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남녀 사이에 있어서 사랑이라는 말로 정의되는 것은 빛의 확산을 말한다. 두 개의 영혼이 서로 바라보고 사랑하는 하나로부터 비쳐지는 반사작용을 의미한다.

 

사랑하는 두 사람은 오직 하나의 대상을 향한 하나의 눈을 갖게 된다. 영적 존재를 바라보는 순수한 눈을 갖게 되는 영혼은 육체를 벗어나 사랑의 상승역학 속에서 또 다른 내적 공간을 창조한다. 사랑하는 사람만이 창조하고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새로운 공간은 현실의 진흙 속에서도 찬란한 연꽃을 피우는 공간이다. 사랑의 공간에 들어가 있는 순진한 존재가 된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각자의 이기적인 속성을 버리고 타인을 위한 애정으로 서로를 껴안을 때 상호간에 뜨거운 융해작용을 일으키게 된다. 사랑을 하면 아름답게 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 6월 13일 밤 / 가을사랑 씀


 
가져온 곳: [가을사랑]  글쓴이: 가을사랑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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