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법률행위 총설
Ⅰ.
법률행위의 의의
통설은 법률행위를 의사표시를 요소로 하는 법률요건이라고 정의한다. 법률행위의 개념은 실존하는 개념이 아니다. 의사표시를 요소로 하는 법률행위는
권리의 변동을 원하는 당사자의 의사 내지 목적대로 그 효과가 발생하는 점에 특질이 있다.
법률행위는 의사표시를 불가결의 요소로 한다. 그러나 의사표시가 곧 법률행위는 아니다. 예컨대 유언과 같이 하나의 의사표시만으로 성립하는 경우에는
그 유언의 의사표시가 곧 법률행위가 된다. 그러나 매매계약에서 매도인의 청약은 의사표시이기는 하지만 그에 대응하는 승낙의 의사표시가 없는 한
매매로서의 법률행위는 성립하지 않는다.
Ⅱ.
법률행위의 요건
1.
의의
가. 법률행위가 그 효과를 발생하려면 먼저 법률행위로서 ‘성립’하여야 하고, 성립된 법률행위가 ‘유효’한 것이어야 한다.
나. 법률행위의 성립요건은 법률행위의 효과를 주장하는 자가 입증하여야 하고, 그 효력요건의 부존재는 그 무효를 주장하는 자가 입증하여야
한다.
2.
법률행위의 성립요건
가. 일반적 성립요건
법률행위의 성립에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요건으로서 1) 당사자 2) 목적 3) 의사표시(계약의 경우에는 의사표시의 합치)의 세가지가 존재하여야
한다(통설).
나. 특별성립요건
개별적인 법률행위에서 법률이 그 성립에 관해 특별히 추가하는 요건으로서, 예컨대 질권설정계약에서 물건의 인도(제303조), 대물변제에서 물건의
인도(제466조), 혼인에서 신고(제812조) 등이 그러한 것이다.
3.
법률행위의 효력요건
가. 일반적 효력요건
(1) 당사자의 권리능력․행위능력․의사능력 : 당사자가 행위무능력자인 경우에는 그 법률행위를 취소할 수 있고, 의사무능력자이거나 권리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그 법률행위는 무효가 된다.
(2) 법률행위의 확정성․가능성․적법성․사회적 타당성 : 법률행위의 내용(목적)이 확정할 수 있어야 하고, 실현 가능하여야 하며, 강행법규에
위반하지 않아야 하고, 사회질서에 위반하지 않아야 한다(제104조 및 제104조). 이러한 네 가지 중 하나라도 갖추지 못하면 그 법률행위는
절대적으로 무효이다.
(3) 의사와 표시의 일치 : 법률행위는 의사표시에 의하여 구성되는데, 의사표시가 그 효과를 발생하기 위해서는 의사와 표시가 일치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의사표시는 표의자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의해 나온 것이어야 한다.
나. 특별효력요건
일정한 법률행위에 특유한 효력요건으로서, 예컨대 대리행위에서 대리권의 존재(제114조 내지 제136조), 조건부․기한부 법률행위에서 조건의 성취
또는 기한의 도래(제147조 내지 제154조), 유언에서 유언자의 사망 및 수증자의 생존(제1073조 및 제1089조)이 요구되는 것이
그러하다.
Ⅲ.
법률행위의 종류
법률행위는 여러 기준에 의하여 분류함으로써 그에 관하여 적용되는 법규정 및 법원리를 유형화 할 수 있다. 대체로 다음과 같은 유형이 대표적인
분류형태이다.
1.
재산행위․신분행위
가. 법률행위에 의하여 발생되는 효과가 재산상의 법률관계에 관한 것인지 도는 신분상의 법률관계에 관한 것인지에 따른 분류이다.
매매․임대차․소유권양도․채권양도 등은 재산행위이고, 혼인․입양․약혼․인지․유언 등은 신분행위이다.
나. 상속법상의 행위는 가족관계와는 간접적으로 관련되는 데 지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신분행위로 파악된다. 신분행위는 재산행위와는 달리 의사주의와
요식주의를 취하고 있어, 민법총칙편의 법률행위에 관한 규정은 주로 재산행위에 관해 적용되고 신분행위에 관해서는 따로 가족법에서 특칙을 두고 있는
점에서 양자를 구별하는 실익이 있다.
2.
단독행위․계약․합동행위
가. 단독행위
하나의 의사표시만으로 성립하는 법률행위로서, 여기에는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예: 동의․채무면제․상계․추인․취소․해제․해지 등)와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예: 유언․재단법인의 설립행위․권리의 포기 등)의 둘이 있다. 단독행위는 하나의 의사표시만으로 법률효과가 생기고, 특히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에서는 그에 따라 상대방의 권리의무에 일방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 누가 어느 경우에 이를 행사할 수 있는지는 법률로
정한다.(제5조, 제110조, 제406조, 제544조 참조).
나. 계약
두 개의 대립되는 의사표시의 합치에 의하여 성립하는 법률행위로서, 의사표시가 둘이라는 점에서 단독행위와 다르고, 그 복수의 의사표시시가 상호
대립하는 점에서 합동행위와 구별된다. 계약에는 채권계약․물권계약․가족법상의 계약이 있으나, 좁은 의미에서의 계약은 채권계약만을
말한다.
다. 합동행위
(1) 의의 : 사단법인 설립행위는 둘 이상의 의사표시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계약과 유사하지만, 그 의사표시가 계약에서처럼 상호 대립적인 것이
아니라 공동목적을 위한 평행적․구심적이라는 점에서 특색이 있다.
(2) 결의와의 구별
(가) 결의란 사단법인에서 사원총회와 같은 단체의 기관이 그 단체의 의사를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제68조 참조).
(나) 합동행위에서는 당사자들의 의사표시는 반드시 결합하여야 하는 동시에 각 의사표시는 그 독립성을 잃지 않는데 반해, 결의에서는 다수결의
원칙이 행하여지고, 그 결과 다수의 의사표시는 독립성을 잃고 다수결에 의해 정해진 하나의 의사표시만이 존재하는 것으로 되는 점에서 합동행위와는
다르다.
3.
요식행위․불요식행위
가. 법률행위의 자유에는 방식의 자유를 포함하기 때문에 일정한 방식이 필요 없는 불요식행위가 원칙이다.
나. 다만, 법률은 행위자로 하여금 신중하게 행위를 하게 하거나 또는 법률관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하여 일정한 방식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법인의 설립행위(제40조, 제43조)․혼인(제812조)․인지(제859조)․입양(제878조)․유언(제1060조 이하) 등이 그러하다. 이러한
요식행위에서는 그 방식을 갖춘 때에 법률행위가 성립하는 점에서 불요식행위와 구별된다.
4.
생전행위․사후행위
가. 보통의 법률행위를 생전행위라 한다.
나. 이에 대해 행위자의 사망으로 그 효력이 생기는 법률행위를 사후행위(사인행위)라 하느데, 유언(제1073조)․사인증여(제562조)가 이에
속한다. 사후행위는 행위자가 사망함으로써 그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므로 그 행위의 존재나 내용을 명확하게 해 둘 필요가 있고, 그래서 일정한
방식을 요구하는 것이 보통이다.
5.
채권행위․물권행위․준물권행위
채권․채무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가 채권행위이고, 물권의 변동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가 물권행위이다. 한편,
채권양도․채무면제․무체재산권의 양도 등과 같이 물권 이외의 권리의 변동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를 준물권행위라고 부른다.
6.
독립행위․보조행위
독립행위는 직접 법률관계의 변동을 일어나게 하는 법률행위로서 보통의 법률행위가 이에 속한다. 보조행위는 다른 법률행위의 효과를 보충하거나
확정하는 법률행위로서, 동의․추인․수권행위 드이 이에 속한다.
7.
주된 행위․종된 행위
법률행위가 유효하게 성립하기 위하여 다른 법률행위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법률행위를 ‘종된 행위’라 하고, 그 전제가 되는 행위를 ‘주된 행위’라
한다. 예컨대 보증게약이나 저당권설정게약은 금전소비대차계약의 종된 계약이고, 부부재산계약은 혼인의 종된 계약이다. 종된 행위는 주된 행위와
법률상 운명을 같이 하는 점에 특색이 있다.
Ⅳ.
법률행위의 해석
1.
법률행위 해석의 의의
가. 의의
(1) 법률행위의 해석이란 법률행위의 내용을 환정하는 것을 말한다. 어느 법률행위에 대해 그 효과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먼버 그 법률행위의 내용이
명확히 확정되어야 한다. 불확정한 내용을 토대로 그 효과를 부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2) 법률행위의 해석은 법률행위의 ‘성립’과 그 ‘유효’여부를 판단하는데 있어 선결사항이다.
(3) 법률행위의 해석은 표시행위의 객관적인 의미를 밝히는 것으로서 그것은 법적인 가치판단에 속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법률행위의
해석은 사실문제가 아니라 법률문제로서 그 해석을 잘못한 경우에는 상고이유가 된다.
나. 대상
법률행위는 당사자의 의사대로 법률효과를 주는 것을 본질로 하기 때문에 법률행위 해석의 기본목표는 당사자의 ‘의사’를 밝히는데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당사자의 내심의 의사가 아니라 그 의사의 객관적 표현이라고 볼 수 있는 ‘표시행위’를 대상으로 하여 그에 부여된 객관적 의미를 밝히는
것이다(통설, 판례).
다. 목표
(1)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 : 유언과 같은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에서는 표의자를 중심으로 한 해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유언자가 진정으로
무엇을 의도했는지를 탐구하기 위해 알 수 있는 모든 사정이 고려되어야 한다.
(2) 상대방 있는 법률행위 : 상대방이 있는 법률행위에서는 상대방은 표의자의 표시행위를 기초로 하여 표의자의 의사를 이해하게 되므로 쌍방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객관적․규범적 의미를 탐구하는 해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3) 불특정 다수인에 대한 법률행위 : 상대방이 불특정 다수인인 경우에는 특정의 상대방뿐만 아니라 그 후의 거래참여자 내지 제3자의 이익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여기서는 평균적인 거래참여자의 이해가능성이 해석의 기준이 된다.
2.
법률행위 해석의 방법
‘상대방 없는 의사표시’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신뢰보호의 문제가 없으므로 표의자의 진정한 의사를 탐구하는 쪽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이에 대해
‘상대방 있는 의사표시’에서는 표시를 신뢰한 상대방의 이익이 문제되므로, 일정한 방법에 의한 해석이 요구된다. 그러한 해석의 방법으로 ‘자연적
해석’․‘규범적 해석’․‘보충적 해석’의 3가지가 있다. 그리고 그 해석의 순서로는 우선 어떤 일정한 표시에 관하여 당사자가 사실상 일치하여
이해한 경우에는 그 의미대로 효력을 인정하는 자연적 해석을 하여야 하고, 다음으로 그 일치 여부가 확정되지 않는 때에는 표시행위의 객관적․규범적
의미를 밝히는 규범적 해석을 하여야 하며, 마지막으로 그 해석의 결과 법률행위에 흠결이 발견되면 이를 보충하는 보충적 해석이
행하여진다.
Ⅴ.
법률행위의 목적(내용)
1.
의의
가. 당사자가 법률행위에 의해 그 효과를 발생시키려고 하는 것이 법률행위의 내용 내지 목적이다. 사적 자치를 실현하는 법률행위에서는 원칙적으로
그 내용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지만, 그것은 법질서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나. 법률행위의 내용이 유효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그 법률행위는 처음부터 무효이며, 또 이무효는 절대적인 것이어서 ‘선의의 제3자’에
대하여도 이를 대항할 수 있다.
2.
법률행위 목적(내용)의 유효요건
법률행위의 내용이 그 효과를 발생하기 위해서는 ‘확정’․‘가능’․‘적법’․사회적 타당‘의 4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가. 내용의 확정
법률행위의 해석을 거쳐 그 내용을 확정할 수 있어야만 한다. 그 해석에 의해서도 그 내용을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법률행위는 무효이다.
법률행위의 해석은 그 내용을 확정하기 위한 수단이고, 그 내용의 확정을 토대로 나머지 법률행위의 가능․적법․사회적 타당성의 여부가
결정된다.
나. 내용의 가능
법률행위의 내용은 그 실현이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내용의 실현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그 법률행위는 무효이다.
다. 내용의 적법
(1) 법률행위의 내용이 강행법규 내지는 강행규정에 위반하지 않은 내용이어야 한다.
(2) 단속법규와의 관계 : 행정법규 중에는 국가가 일정한 행위를 금지 내지 제한하는 내용의 단속법규를 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 규정도 개인의
의사에 의해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는 강행규정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 개인이 그 단속법규에서 정하고 있는 금지 내지 제한을 위반하여 다른
개인과 거래를 하였을 경우에 그 효력이 문제가 된다. 단속법규를 ‘효력규정’과 단속규정‘으로 나누는 것이 보통이다. 효력규정에 위반하는 행위는
사법상의 효과가 부정되어 무효이나, 단속규정에 위반하는 행위에는 벌칙의 적용이 있을 뿐이고 행위자체는 사법상의 효력에 영향이 없는 것을
말한다.
라. 내용의 사회적 타당
법률행위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경우, 불공정한 법률행위 등은 무효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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