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서울복지신문

[스크랩] [정명순] 해당화 피는 언덕 본문

예술세계/마음의창

[스크랩] [정명순] 해당화 피는 언덕

충청복지신문 2006. 6. 18. 01:52

해당화 피는 언덕
                -신두리 사구에서

 

 


모래성이 덧없다는 말은
이 땅에 존재하지 않았다
수많은 시간 속에 훌훌 먼지가 되어
날아오르는 돌덩이, 그 알갱이들이
민들레 홀씨처럼 사뿐히 날아
다시 태초를 만들었다

 

원시의 시작은 한 알의 모래,
가장 보 잘 것 없다는 먼지였을까
한 알의 모래가 동산을 만들고
그 동산이 젖줄을 깔아 태반이 되고
그 곳에 풀이 자라고 그 풀에서 소가 자라고
사람이 자라는, 하늘과 바다 사이

 

세상은 시작되고 있었다 잘게 부서져
바람 불면 기꺼이 날아갈 준비를 하는
그리하여 또 하나의 시작을
만들어내는 우리들의 어머니처럼.
하늘과 바다를 잇는 젖빛 안개길에
해당화 붉은 열매 당차게 맺혔다

출처 : 물앙금시문학회
글쓴이 : 평강 원글보기
메모 :

'예술세계 > 마음의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정명순] 호우주의보  (0) 2006.06.18
[스크랩] [정명순] 양파  (0) 2006.06.18
[스크랩] [정명순] 홍탁  (0) 2006.06.18
[스크랩] [정명순] 황태  (0) 2006.06.18
[스크랩] [정명순] 바이러스  (0) 2006.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