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복지신문
[스크랩] [정명순] 해당화 피는 언덕 본문
해당화 피는 언덕
-신두리 사구에서
모래성이 덧없다는 말은
이 땅에 존재하지 않았다
수많은 시간 속에 훌훌 먼지가 되어
날아오르는 돌덩이, 그 알갱이들이
민들레 홀씨처럼 사뿐히 날아
다시 태초를 만들었다
원시의 시작은 한 알의 모래,
가장 보 잘 것 없다는 먼지였을까
한 알의 모래가 동산을 만들고
그 동산이 젖줄을 깔아 태반이 되고
그 곳에 풀이 자라고 그 풀에서 소가 자라고
사람이 자라는, 하늘과 바다 사이
세상은 시작되고 있었다 잘게 부서져
바람 불면 기꺼이 날아갈 준비를 하는
그리하여 또 하나의 시작을
만들어내는 우리들의 어머니처럼.
하늘과 바다를 잇는 젖빛 안개길에
해당화 붉은 열매 당차게 맺혔다
출처 : 물앙금시문학회
글쓴이 : 평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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