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복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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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유부남녀의 정신적 사랑
보고 싶다고 다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보고 싶어도 참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참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참아야 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울 땐 더욱 그렇다.
어느 남자와 여자가 있었다.
우연히 만났다.
아주 우연이었다.
세상에 남자와 여자가 만나기란 그렇게 쉽지 않다.
수 없이 많은 사람들 중에 서로의 마음에 드는 사람들이 나타나 마음을 끈다는 것은 아주 우연이다.
로또복권에 당첨될 확률보다 더 적다.
복권은 단순히 돈만 얻는 것이지만,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하다.
그러나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유부남과 유부녀였다.
서로의 가정을 지켜야 하고 사회적 체면이 있었다.
그들은 쉽게 만날 수도 없었다.
남들의 이목이 두려웠다.
전화 통화도 아주 조심스러웠다.
애틋한 사랑은 그렇게 싹트고 있었다.
그건 사랑이었다.
서로가 아껴주고
서로를 생각하고
궁금하고
그리워하고
기다려지는 마음은
바로 사랑이었다.
그들은 정신적으로 사랑하기로 다짐했다.
보지 않아도 보고 있고
듣지 않아도 듣고 있기로 했다.
첫눈이 내리면
첫순정을 느끼기로 했다.
바람이 불면
그 바람에 소망을 실어보내기로 했다.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서로 따로 듣는 산새소리에도
정을 실어 보내기로 했다.
그들은 주변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아야 했다.
아무도 모르게
해와 달도 모르게
산도 바다도 모르게
그들은
고독한 운명의 사랑을 나누어야 했다.
정신적 교감 속에서
그들은 남몰래 눈물을 흘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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