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복지신문
[스크랩] 사랑의 철학 [8] 본문
사랑은 아름답고 커다란 환희를 가져다 주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사랑은 본질적으로 슬픔을 동반하고 있다. 사랑이 슬픈 이유는 무엇일까? 그래서 사랑은 아름다운 슬픔이다.
사랑은 그 대상이 있어야 시작되고 이루어진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사랑이라고 할 수 없다. 자기 자신을 위하는 것은 이기심이라고 한다. 누구나 실존으로서의 개체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그건 동물적인 본능과도 통한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욕정이 일어나면 충족시키려고 한다. 더 나아가 사회 변화에 따라 돈을 추구하고 명예를 추구한다. 다른 사람을 지배하려고 한다. 대우를 받으려고 한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다이어틀 하고 헬스클럽에서 피나는 노력을 한다.
그러나 남녀간의 사랑은 이와 다르다. 기본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보호의식을 전제로 한다.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먼저 따지게 되고 생각하게 된다.
상대방이 아프면 따라서 아프고 상대방이 고통스러워 하면 따라서 고통스러워하게 된다. 이처럼 사랑은 상대방과 끈을 묶고 함께 뛰는 삼각발게임과 비슷하다. 그 출발 자체가 자유롭지 못하다. 무언가에 구속되고 무언가에 엮어서 나아가는 것이 사랑이다.
그래서 상대방의 움직임과 변화를 예의깊게 살펴야 하기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이다. 상대방이 군대에 가서 전쟁터에 나가 있다고 하자. 밤잠을 못 잔다. 살아서 돌아올 때까지는 안절부절한다. 사랑하기 때문에 힘들고 마음 아픈 것이다.
혼자 몸이라면 그렇지 않다. 죽으면 그만일 뿐이다. 불안하고 공포스러울 지 몰라도 마음이 아프고 힘들지는 않은 것이다. 자신의 힘과 의지로 어쩔 수 없는 불확실한 상태로 상대방을 놓아둘 수밖에 없다는 것이 사랑의 아픔이고 고통이다. 그래서 사랑은 끝없는 아픔을 주며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이다.
사랑하게 되면 자꾸 인생의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하게 만든다. 그건 사랑하는 사람만의 특권이다. 사랑을 하게 되면 갑자기 진지해 진다. 삶과 죽음의 문제를 심각하게 고찰하게 만든다.
사랑이란 가벼움에서 무거움으로 사람을 변화시킨다. 사랑에는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사랑은 상대방에 대한 보호책임과 행복하게 해줄 의무까지 짊어지게 만든다. 사랑하는 사람은 그래서 힘이 든다. 혼자 자유롭게 사는 사람과 다른 것이다.
사랑은 언제 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내포한다. 그리고 실제로 사랑은 우연한 기회에 변질되기도 한다. 상대가 있는 것이므로 혼자 힘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 자신은 아무 잘못도 없는데 상대방이 혼자서 이유도 명확치 않은 상태에서 변해가고 있을 때 사랑은 무한정의 슬픔을 주게 된다.
헤어질 때의 고통과 상처는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사랑했던 사람이 아무런 잘못 없이 떠났을 때도 마찬가지다. 가슴에 묻고 간 사랑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죽을 때까지 따라 다니며 아니 가슴에 묻혀 괴롭히는 존재가 된다. 그게 사랑이다. 그래서 사랑은 아름다운 슬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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